일본도를 휘두르는 심삼섭 할아버지

심삼섭(77세) 할아버지는 만능스포츠맨이다. 70대의 고령임에도 트럭 기사로 일하면서 틈나는 대로 태권도, 검도, 마라톤에 헬스까지 운동을 즐기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 회덕동 행정타운로의 한 빌라에 거주 중이다. 대부분의 빌라는 주차장이 협소해 주차 문제가 끊이지 않지만 일본도를 소유한 검도 유단자인 그에게 시비를 걸 이웃은 없다.

심삼섭 씨는 한 TV 방송에 '노인 검객', '태권도 할아버지'로 출연했고 <중부일보>에 '만능스포츠맨 심삼섭 할아버지, 환갑에 태권도 입문한 사나이'란 제목의 기사로 소개된 바 있다.

사실 심씨는 환갑 전까지 한 번도 운동을 해본 적이 없었다. 대기업에서 생산직으로 일하다 59세에 정년퇴직한 후 1년 가까이 매일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고스톱을 쳤다고 한다.

목적없는 생활의 반복으로 자괴감을 느끼던 중 문득 태권도복을 입은 아이들을 보고 태권도를 배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태권도장을 찾아갔으나 나이 때문에 등록을 거부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수차례 발길을 돌려야 했다.

노인 검객 심삼섭 할아버지

태권도장을 서성이던 그를 본 관장이 먼저 다가왔고 사정을 알게되자 흔쾌히 입관을 허락했단다.

하지만 고된 수련으로 앓아 눕는 날이 많았고 대련 중 갈비뼈에 금이 가 몇 번이나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승단시험을 준비하면서 품새를 계속 잊어버리도 했다.

가족의 만류에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끝에 결국 승단에 성공해 태권도 4단에 이르렀다.

독일에서 열린 태권도 대회에 참가해 태권도 시범을 보였고 현재 다니는 도장에서 아이들의 인성과 예절교육을 도맡고 있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검도를 수련하기 시작했다. 주말마다 검도 도장이 있는 용인까지 가 신문지, 대나무, 짚단 등의 베기 연습을 했다.

검도를 하면 허리를 꼿꼿히 세우는 자세를 유지하기 때문에 척추를 바로 잡는 데 도움이 된다고. 무거운 칼을 휘두르면서 손목도 탄탄해졌다.

태권도 할아버지 심삼섭

길이 73센티, 전체 길이 101센치의 일본도를 소유하고 있다. 진검은 구입 전 경찰서에서 도검 소지 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하는데 2015년에 등록했기 때문에 합법이다.

특기는 손목 공격이나 일본도로 손목을 휘두르면 절단돼 과다출혈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시합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마라톤에도 손을 대 4번이나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 참가해 완주했고 손주와 함께 10km 코스를 완주하기도 했다. 70살이 넘어 헬스장에도 등록헀다.

심씨는 노인들의 정신건강을 강조한다. 사회로부터 격리된 존재가 아니라 사회 일원으로 동참하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

노인들이 집에만 있으면 확 늙고 푸념만 늘어놓는 경우가 대다수라 안타깝단다.

심씨는 은퇴 이후 잡념이 많아지면 우울해지는 만큼 항상 몸을 움직이고 배움에 주저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그가 은퇴 후 80이 가까운 나이에 트럭 기사로 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