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씨' 김선우 씨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성범죄자가 현재 구로구에 거주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이란 2005년 6월과 11월, 서울 양천구 신정동 주택가에서 목 졸려 살해된 여성이 발견된 미제사건을 말한다.

첫 번째 피해자는 신정역 인근에 거주 중이었으며 현충일인 6월 6일에 살해됐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가슴에 깨물린 흔적이 있었고 음부에는 돌돌 만 휴지가, 팬티 안에는 종류가 다른 생리대 2개가 발견됐다. 또, 손톱에는 범인이 바른 것으로 보이는 분홍색 매니큐어가 있었다.

두 번째 피해자는 일요일인 11월 20일 신정역에서 포착된 이후 다음날 시신으로 발견됐다.

둘 모두 배를 구타당하고 손목을 묶인 흔적이 있으나 성*폭행 흔적이나 범인의 DNA는 발견되지 않았고, 시신을 마대자루에 담아 노끈으로 묶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세 번째 피해자는 임시 공휴일이던 2006년 지방선거일에 신정역에서 커터칼로 위협을 받고 인근 다세대 주택 반지하로 끌려갔으나 범인이 화장실을 간 사이 도망쳐 살아 남았다.

'배씨' 김선우 씨

해당 사건은 별 다른 주목을 받지 못 하다가 2015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소개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3번째 피해자가 반지하 방을 빠져 나와 2층 계단으로 올라가 신발장 뒤에 숨었는데, 신발장에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어 있었고 그 위로 아이가 만든 것으로 보이는 화분들이 놓여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해당 사건은 <엽기토끼 신발장 살인 사건>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3번째 피해자는 범인에 대해 30대 중반에 175~6cm, 문신 한 듯 눈썹이 진했다고 기억했다. 또, 반지하방에 공범이 었었으며 방바닥에는 노끈들이 널려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직후 재수사 결정을 내렸으나 현재까지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2020년 1월 11일,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는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의 후속편을 방송했다.

강 모씨는 2006년 케이블TV 무단 시청 가구들의 케이블을 절단하는 일을 했는데, 하루는 신정동의 한 다세대 주택을 방문했다고 한다. 3번째 피해자가 납치되고 4개월 후의 일이다.

'배씨' 김선우 씨

반지하방을 찾아가 문을 두드렸으나 인기척이 없어 2층부터 작업을 했는데, 마침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은 신발장이 있었고 그 위에는 아이가 만든 화분들이 있었다고 한다.

잠시 후, 모자를 눌러 쓴 남성이 다가와 왜 지하방 문을 두들겼냐고 따졌고,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집 안으로 데려갔다고 한다.

거실과 방에 노끈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길래 '포장 일을 하시느냐'고 물었으나 처음에는 얼버무리더니 '지금 바쁘다'며 답을 피했다고 한다.

작업이 끝난 후 정리를 하고 있는데 이 남성이 '못 쓰는 전선을 달라'고 사정해 조금 나눠 줬다고 한다.

강씨는 남성에 대해 길고 마른 듯한 얼굴에 광대뼈가 살짝 나오고 코는 높지 않았으며 눈썹과 입술에 화장을 한 것으로 기억했다. 제작진은 이를 토대로 몽타주를 제작했다.

'내가 알고 있는 범인들과 닮았다'는 경찰의 제보도 나왔다.

2008년, 장석필(가명) 씨와 배영호(가명) 씨는 신정역 고시원에 거주하면서 건설 일용직으로 일했다.

강씨가 목격한 남성의 몽타쥬

장씨는 어머니의 스토커를 살해해 징역 10년형을, 배씨는 노끈으로 차량털이를 했다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각각 2004년과 2005년 가석방된 상태였다.

5월 18일 일요일, 장씨는 신정동 주택가에서 술 취한 여성을 미행해, 여성이 자신의 다세대 주택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지 않고 잠이 들자 배씨를 불러냈다.

이들은 여성의 집에 침입해 스타킹으로 묶었고, 여성이 반항하자 머리를 병으로 때리고 몸을 수차례 찬 다음 번갈아 성*폭행했다. 그리고는 현금카드를 빼앗아 250만 원을 인출했다.

같은 동네에서 휴일에 2인1조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이 신정동 연쇄살인사건과 닮았다.

2개월 후, 장씨는 경기도 부천에서 자신의 차량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만취 여성이 택시로 오인하고 탑승해 잠이 들자 배씨를 불렀다.

이들은 피해자를 야산으로 데려가 커터칼로 위협해 번갈아 강*간한 다음, 집 근처에 내려 놓고 달아났으나 피해자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엽기토끼

장씨는 강도, 강*간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 받아 2020년 출소를 앞두고 있고, 배씨는 징역 10년을 선고 받고 2018년 만기 출소했다.

<그알> 방송 직후 <성범죄자 알림e(성범죄자 알리미)> 사이트에서 접속 장애가 일어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그알> 방송을 본 시청자들이 성범죄자 알림이에서 일제히 배씨의 신상 정보를 검색했기 때문. 장씨와 달리 배씨는 출소했기 때문에 성범죄자 알림이에 등록돼 있다.

커뮤니티에서 '김 씨', '김 X 우'란 소문이 돌았고, 확인 결과 배씨의 실명은 김선우 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선우 씨는 현재 43세에 178cm, 58kg로 마른 체형이다. 문신을 한 듯 진한 눈썹과 키는 3번째 피해자의 기억과 흡사하다.

길고 마른 얼굴과 돌출된 광대뼈, 빨간 입술 역시 제보자 강씨의 기억과 일치한다.

김선우 씨는 현재 구로구 온수동(도로명주소 경인로) 온수역 인근 빌라에서 개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알> 제작진이 자택을 찾았을 때 노끈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는데 김선우 씨는 '강아지 장난감'이라고 해명했다.

평소 건설 현장에서 전선을 많이 다뤘고 남은 전선은 마대자루에 담아 고물상에 팔았다고 한다.

'화장을 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남자가 화장을 왜 하나?'가 아닌 '화장을 싫어한다'는 엉뚱한 답을 내놓았다.

물론, 김선우 씨가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은커녕, 용의자조차 아니므로 아직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