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고등학교

이명박 정권 당시 이동관 청와대 언론특별보좌관의 아들이 학교폭력 가해자였음에도 어떤 처벌도 받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019년 12월 2일 방송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하나고등학교의 비리 의혹을 다뤘다.

하나고등학교는 2010년 하나금융그룹이 설립한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자사고)로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해 있다.

학생들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보통 4인 1실이며 1, 2학년 때에는 학기마다 방이 바뀐다.

2011년, 하나고 1학년생 이 모 군은 동급생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복싱과 헬스로 단련된 몸으로 학생들을 괴롭혔기 때문이다.

동급생 A군에게 다른 학생을 때리라 지시했고, A군이 거부하거나 마지못해 약하게 때리면 A군을 때렸다고 한다.

이동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과 이명박 대통령

기숙사 복도에서 A군과 다른 학생에게 싸움을 붙였는데 응하지 않자 '그럼 둘 다 맞아야겠다'며 폭행했다고 한다.

B군에게는 '나를 즐겁게 해 줘라. 친구를 때려라'고 지시한 후 응하지 않으면 목, 머리를 잡아 흔들었다고 한다.

복싱 연습을 한다며 팔, 옆구리를 수차레 강타하고 침대에 눕혀서 밟은 일도 있었다고.

가혹 행위는 구타에만 그치지 않았다. B군 침대에서 손톱을 깎은 뒤 침대 곳곳에 뿌려놓거나, 시험 기간에 깨워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기가 잘 때까지 B군을 자지 못 하게 했다고 한다.

이 군을 피해다니는 C군에게는 '왜 피해다니냐'면서 머리를 책상에 300번 박게 했다고 한다.

이 군은 이 같은 방법으로 1년 넘게 일주일에 2~3차례씩 피해자들을 괴롭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학생들 사이에 '이 군의 아버지가 청와대에 있다'는 소문이 파다해 그 누구도 나서지 못 했다.

이동관 국회의원 예비후보 포스터

이군의 아버지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동관 씨로 청와대 대변인실 대변인, 청와대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을 거쳐 대통령 언론특별보좌관으로 재직 중이었다.

p>2012년이 되면서 외교통상부 언론문화협력 특임대사로 영전했으나 이 군의 괴롭힘은 계속됐다.

2012년 4월, B군 친구가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교사는 B군을 불러 자초지종을 물어 진상 파악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당시 교육계에서는 '학폭'이 최대 이슈였다.

그러자 이동관 씨는 하나고 이사장을 맡고 있던 김승유 당시 하나금융그룹 회장에게 연락을 취했다.

일부 교사들은 이 군에 대한 엄정 처벌을 주장하면서 교장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교장은 '내가 나이도 많고 약도 복용 중이라 힘들다'면서 교감과 상의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B군의 담임교사인 조계성 씨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조차 열지 않고 사건을 종결시켰다.

'외부자들'에서 이동관 씨

이군의 생활기록부에는 어떤 기록도 남지 않았으며 사건이 종결되자 바로 전학을 갔다.

당시 이동관 씨는 19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를 준비 중이었다.

같은 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서울 종로구 후보 경선에 참여했으나 탈락했고 2016년에도 서초구 을 후보 경선에 참여했지만 역시 탈락했다.

이후 이동관 씨는 채널A <외부자들>의 고정 패널로 방송에 복귀했으며 현재 JTBC 뉴스쇼 <전용우의 뉴스온>의 패널로 출연 중이다.

이동관 씨는 '학생들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일이었는데 유명인의 자식이란 이유로 부당하게 처리됐다'면서 '학생들끼리 화해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하나고 교장으로 승진한 B군의 담임교사 조계성 씨 역시 '장난삼아 한 행동인데 학생들 간에 오해가 있었다'면서 '당시 학폭 매뉴얼이 정확히 정립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