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경표 피디

공중파 방송국에서 주말 예능 프로그램 등을 연출했던 유명 PD가 연예기획사 대표를 협박해 40여억 원을 뜯어낸 혐의로 피소됐다.

<디초콜릿이엔티에프(디초콜릿)> 전 대표인 A씨는 은경표 전 MBC PD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뒤늦게 고소했다.

은경표 PD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연출하며 스타 PD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매니저들로부터 상습적으로 상납을 받고 배우 지망생인 19세 여대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2002년 구속됐고 MBC에서도 해고됐다.

2005년, 신동엽은 고등학교 선배와 함께 자신의 이니셜을 따 연예기획사인 <DY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공동대표를 맡는다. 1대 주주는 신동엽, 2대 주주는 선배였다.

<DY엔터테인먼트>는 유재석, 김용만, 노홍철, 박경림, 송은이, 이혁재 등 당대 인기 MC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대형 기획사로 발돋움한다.

하지만 2007년, 공동대표가 신동엽을 배신하고 주식을 모두 <팬텀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팝콘필름>에 넘겨 신동엽은 경영권을 뺏기고 만다.

DY엔터테인먼트 창립 발표회

당시 <팬텀엔터테인먼트>의 간판 연예인은 강호동이었다.

2006년, 은경표 PD는 신동엽와 함께 경영권을 되찾기로 결의하고 전북 전주시 <전일저축은행>에서 신동엽과 강호동의 주식을 담보로 70억 원을 대출받아 <DY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사들인다.

당시 <전일저축은행>에는 은경표 PD의 사촌 형이 대주주로 있었다. 이후 사촌 형은 횡령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고 <전일저축은행>은 파산했다.

2009년, 신동엽과 은경표 PD는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패했다.

<팬텀엔터테인먼트> 측은 과거 신동엽이 <DY엔터테인먼트>와 계약금 20억 원에 이면계약한 사실을 문제 삼아 횡령 혐의로 고소하고 의결권 제한을 법원에 청구해 회사에서 쫓아냈다.

또, <DY엔터테인먼트>의 사명을 <디초콜릿이엔티에프>로 바꿨다.

A씨에 따르면 2009년 10월 은경표 PD가 '돈을 주지 않으면 횡령 사실을 고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은 40억 원을 갚아야 한다'며 <디초콜릿이엔티에프>의 주식 46만주(33억 8000만 원 상당)와 현금 5억 원을 갈취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은경표 PD는 '10년 전 서울지검 특수부에서 무혐의 처리된 사안'이라면서 '똑같은 내용으로 고소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A씨는 '이 내용으로는 처음 고소한 것'이라면서 '증거를 지난주 경찰에 제출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