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세나폴리스

인기 유튜브 채널 <워크맨>에 등장한 한 고급 아파트가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2019년 11월 22일에 업로드된 <워크맨> 28회에서 장성규는 '배민커넥트' 알바를 체험했다.

배민커넥트란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외식 배달 서비스로 전업 기사가 오토바이를 이용해 배달하는 배민라이더스와 달리, 배민커넥트 기사는 원하는 시간대에만 일하며 자전거와 킥보드도 이용할 수 있다.

장성규는 서울 합정역 인근 한 치킨집에 걸려온 주문을 받아 1분 거리에 있는 메세나폴리스로 배달을 나갔다.

메세나폴리스는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지상 34층, 지하 7층 규모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로 2012년 완공됐다.

메세나폴리스는 '소셜 믹스' 정책에 따라 건설돼 4~10층은 임대 세대, 그 이상은 분양 세대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출입문, 엘레베이터는 물론 비상계단까지 분리돼 있어 임대 세대와 분양 세대 주민들 간에 교류가 없으며 임대 세대 주민에게는 장사를 하지 않는 단지 내 카페도 있다.

'워크맨'에서 장성규

장성규는 메세나폴리스에 도착해 물어물어 보안 출입구를 발견했고, 고객에게 연락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엘레베이터가 3층밖에 가지 않아 3층에서 내린 후, 한참을 걸어 다른 엘레베이터에 탑승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출입카드가 없으면 버튼을 누를 수 없고, 있더라도 거주하는 층의 버튼만 누를 수 있기 때문.

결국 장성규와 제작진은 25층 주민의 도움으로 25층에 간 다음, 13층까지 계단으로 내려가야 했다.

장성규는 초인종을 눌렀고 뒤늦게 "아이가 자고 있어요. 택배 물건은 문 옆에 놓아 주세요."란 문구를 발견해 고객에게 사과했다. 실제로 당시 아이가 자고 있었다고.

장성규가 '너무 늦었다'며 사과하자 고객은 '여기 오는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이해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배달원이 엘레베이터를 탈 수 없으면 1층에서 음식을 수령해야 하지 않나', '아이를 배려해 초인종도 누르지 말라는 사람이 배달원은 배려하지 않나'라며 고객을 성토했다.

메세나폴리스의 주민 전용 출입구

사실, 메세나폴리스의 출입구는 2개다. 장성규가 들어간 출입구는 1층에 있는 분양 세대 주민 전용으로 들어갈 때에는 물론, 나갈 때에도 출입카드가 필요하다,

배달원 등 방문객들은 지하 1층에 있는 상가를 통해 일반 출입구로 들어가면 경비원이 문을 열어 주고 목적지가 있는 층의 엘레베이터 버튼도 눌러 준다.

문제는 주민 전용 출입구에 해당 사실을 고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배달원들이 장성규처럼 실수로 주민 전용 출입구로 들어갔다 헤맸고, 40분 동안 갇힌 사례도 있다.

배달이 늦어 고객들이 불평하는 건 기본이며, 배달원 평점을 최저로 받고 아예 주문이 취소돼 음식값을 배상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 배달원에 따르면 대부분의 메세나폴리스 주민들이 음식 주문시 고객 요청란에 '꼭 집 앞까지 배달해 달라'고 부탁하나 정작 일반 출입구를 이용하라고 안내한 주민들은 없었다고 한다.

메세나폴리스의 화물용 엘레베이터

장성규에게 주문한 고객 역시, 장성규가 출입구에서 연락했다면 주민 전용 출입구로 왔다는 사실을 뻔히 알 텐데 일반 출입구로 안내하지 않은 건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참고로 이 고객이 거주하는 13층은 44평 매물이 2018년 16억 1500만 원에 거래된 바 있다.

메세나폴리스 입주민들이 2018년 투표를 통해 음식 배달을 금지시키면서 음식 배달원들은 지저분한 화물용 엘레베이터를 이용해야 한다.

오토바이는 출입금지라 배달원은 단지 입구에 주차한 후 로비까지 걸어가야 하며, 보안상 이유로 헬멧을 벗고 전화번호를 적은 후 주민의 확인 전화를 기다려야 하므로 추가로 시간이 소요된다.

이 같은 이유로 배달원들에게 메세나폴리스는 기피 대상이며, 일부 식당들은 추가 요금을 받거나 배달 자체를 거부한다.

워크맨 영상 업로드 직후, 해당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이버의 실검(실시간 검색어)에 '메세나폴리스'가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