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단톡방 대화

양현석(48) YG엔터테인먼트 대표프로듀서가 소속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제니(김제니·22)와 난데없는 염문설에 휘말렸다.

2018년 9월 21일, 애국보수 커뮤니티 일베에는 여성들로 추정되는 친구들의 단톡방 대화가 올라왔다.

지인의 지인이 서울의 고급 한정식 식당에서 알바를 했는데, 근무 첫날 프라이빗룸으로 서빙을 하기 위해 문을 여니 제니가 옷을 풀어헤친 채 양현석 대표에게 안겨 뽀뽀를 하고 있더란다.

제니는 아무렇지 않게 옷을 정리한 뒤 반대쪽으로 가 새침하게 앉았으나 양현석 대표가 욕설과 함께 난리를 쳤다고 한다.

지인은 당일 해고됐고 임금도 받지 못 하게 되자 지인에게 폭로했다고 한다.

양현석 대표는 유부남으로 걸그룹 스위티 출신인 11살 연하의 이은주와 결혼해 1남1녀를 두고 있다. 반면 제니는 1996년생으로 양현석 대표와는 26살 차이다.

제니

소문대로라면 인기 걸그룹 멤버가 아버지뻘 되는 유부남과 불륜을 저지른 셈이 된다.

해당 게시물은 일부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일었으나 큰 반향은 일으키지 못 했다. 게시물 원문은 곧 삭제됐지만 '양현석'과 '제니'의 연관 검색어로 '룸'과 '식당'이 등록됐다.

그런데 10월 5일, 이번에는 네이버지식인에 익명의 이용자가 '제니랑 양현석이 스폰 관계 맞는 건가요?'란 질문을 올렸다.

친한 친구가 강남 한식당에서 알바한 첫날, 룸으로 서빙을 갔는데 직원들이 바빠 인수인계를 받지 못 해 노크를 하지 않고 문을 열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안에서 제니가 양현석 대표 무릎 위에 앉아 속옷이 보일 정도로 격하게 키스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둘은 놀라 떨어졌고 양현석 대표가 친구에게 다가와 큰소리로 욕하면서 화를 냈고 친구는 해고됐다고 한다.

글쓴이는 '저런 식으로 스폰하는 경우도 있나'라면서 '제니와 양현석이 스폰 관계가 맞는 건가'라고 물었다.

이후 네이버와 구글에는 '제니'와 '양현석'의 연관 검색어로 '무릎'과 '스폰'이 추가됐다.

 
양현석 대표

10월 18일 양현석 대표가 제니의 솔로 활동을 발표하자 문제의 게시물들이 카톡 찌라시를 통해 확산됐고 일부 커뮤니티에 진위를 묻는 글들이 올라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소문이 사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1. 근무 첫날, 손님이 하필 양현석 회장과 제니였고, 그것도 문을 열었을 때 키스를 하고 있었다는 주장은 막장드라마만큼이나 비현실적이다.

2. 유명 연예인이 유부남과 애정행각을 벌이다 발각됐다면 얼굴부터 가렸을 텐데 제니가 아무렇지 않게 반대쪽으로 가 '새침하게' 앉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낮다.

3. 알바가 문을 열었을 때 낯뜨거운 장면이 나왔다면 바로 시선을 돌렸을 것이고 양현석 대표가 욕설과 함께 고성을 질렀다니 여성의 얼굴을 확인할 여유가 없었을 텐데 어떻게 제니라고 확신한 걸까?

4. 만일 다른 직원이 룸 안의 여성이 제니란 걸 알려 줬다면 제니가 얼굴을 내놓고 식당에 왔다는 말인데, 신분을 드러낸 상태에서 유부남과 밀회를 즐겼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제니

5. 단톡방과 네이버지식인의 목격담이 일관돼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지식인 목격담은 단톡방 목격담에 살을 붙였을 뿐 당사자만 알 수 있는 구체적인 진술이 없다. 목격담이 사실이었다면 식당 이름 정도는 공개했을 것이다.

6. 네이버지식인 질문자는 친구의 목격담을 늘어놓더니 뜬금없이 스폰 관계가 맞느냐고 물었다. 또, 질문 끝에 #제니, #블랙핑크 제니, #양현석, #키스, #한식당, #룸식당, #스폰관계, #YG, #스폰, #연예인 등의 태그를 달았다. 애초 질문 목적이 루머 확산이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7. 소문의 출처가 목격자가 아닌 목격자의 지인 또는 지인의 지인, 즉 '카더라'다. 증언이 여러 사람을 거치면 살이 붙기 마련이고 애초 양현석 회장과 제니가 식당에 함께 있었는지도 불확실하다.

8. 젊고 예쁜 여자가 늙고 부유한 남자와 사귀는 이유는 대개 돈 때문인데 제니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금수저'다. 수천억 원대 자산가인 양현석 회장만큼은 아니지만 아버지 뻘 되는 사람에게 스폰을 받아야 할 만큼 돈이 궁하지 않다.

결국 당일 오후, YG엔터테인먼트는 지라시 유포자들과 악플러들을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네이버지식인 질문도 비공개 처리됐다.